마카베오 상권 8장 (1-32) 로마인과의 맹약
1 그런데 유다는 로마인들에 관한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즉, 로마 군대는 대단히 강한데 동맹을 맺는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호의를 베풀고 그들과 손을 잡는 사람들에게는 우호관계를 맺는다는 것이었다. 로마군대는 과연 강하였다.
2 그는 로마 군대가 갈리아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워 고울 사람들을 정복 하고 속국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며
3 스페인 지방에 있는 금광과 은광을 뺏기 위하여 싸운 이야기도 들었다.
4 그들은 영토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으나 빈틈없는 계획과 굴하지 않는 인내심을 가지고 그 전 영토를 잘 다스렸다. 대부분의 왕들은 매년 조공을 바쳤고 변방에서 자기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왕들이 있으면 쳐부수고 큰 타격을 주었다.
5 그리고 로마인들은 기띰 왕 필립보와 페르시우스, 그리고 자기들에게 반항하여 군대를 일으킨 자들을 모두 무력으로 분쇄하고 정복하였다.
6 그뿐 아니라 코끼리 백 이십 마리와 기병, 전차 그리고 강력한 대군을 이끌고 전쟁을 걸어 온 아시아 왕 안티오쿠스 대제를 분쇄하고
7 그를 사로잡아와 그 후계자들에게 많은 조공과 인질을 바칠 것을 명령하고
8 인도 지방과 메대 지방과 리디아 지방, 그리고 그들의 영토 중에서 가장 좋은 땅을 바치게 하였다. 이렇게 하여 로마 군대는 그 땅을 안티오쿠스에게서 빼앗아 자기들의 왕 유미네스에게 바쳤다.
9 그리고 그리이스 사람들이 로마 사람들을 쳐서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10 로마인들은 이것을 알고 장군 하나를 보내어 싸우게 했다. 이 전장에서 그리이스 사람들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아녀자들을 포로로 잡혀 갔으며 재산을 약탈당하고 그 땅은 정복되어, 요새는 다 부서지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로마인들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11 그 밖에도 로마인들에게 맞서는 나라나 섬들은 모두 분쇄되었고 로마인들의 노예가 되었다.
12 그러나 그들과 친한 나라나 그들에게 의뢰하는 사람들과는 우호관계를 굳게 맺었다. 이렇게 먼 나라와 가까운 나라의 왕들을 모두 정복하였기 때문에 로마군의 이름만 들어도 모두들 무서워하였다.
13 로마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그를 도와 왕을 시킬 수가 있었고 자기들이 싫으면 왕위에서 끌어 내렸다. 이렇게 그들의 세도는 하늘까지 뻗쳤다.
14 그러나 그들 중의 아무도 왕관이나 진홍색 용포를 두르고 거만을 부리는 사람은 없었다.
15 그들은 원로원을 설치하고 삼백 이십 명 원로원 의원들이 매일같이 모여 쉬지 않고 백성을 잘 다스리는 방도를 논의하였다.
16 원로원들은 해마다 한 사람을 뽑아 그에게 백성을 다스리는 권한과 온 제국의 통치를 맡겼다. 백성은 모두 그 한 사람에게 잘 복종하고 어느 누구도 그를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사람은 없었다.
17 유다는 아코스의 손자이며 요한의 아들인 유폴레모스와, 에르아잘의 아들 야손을 뽑아서 로마로 보내어 로마인들과 우호조약을 맺게 하였다.
18 유다는 그리이스인들이 다스리는 시리아 왕국이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로 삼으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심산이었다.
19 사절들은 아주 긴 여행 끝에 로마에 도착하여 원로원으로 들어 가 다음과 같이 호소하였다.
20 “우리는 마카베오라고 하는 유다와 그 형제들과 유다나라의 온 백성이 보내서 여러분에게 왔습니다. 우리는 여러분과 동맹을 맺고 우호조약을 맺으려고 하는 바입니다. 우리를 여러분의 동맹 우호국의 하나로 삼아 주시기 바랍니다.”
21 이 제의는 원로원 의원들의 마음에 들었다.
22 그들은 유다의 편지에 대한 답장을 보내어 유다인들로 하여금 우호동맹 관계를 맺는 문서를 남기게 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23 “우리는 로마인과 유다인 두 민족이 바다와 육지를 영원히 번영하기를 빈다. 두 민족에게는 전쟁이 없고 원수로서의 침략이 없을 것이다.
24 만일 로마나 그 영토에 있는 동맹국 중의 어느 하나에게라도 먼저 전쟁이 일러났을 경우에
25 유다 민족은 이쪽의 요청이 있으면 동맹국으로서 기쁜 마음으로 참전해야 하며
26 적국에게 식량이나 무기나 돈이나 선박 들을 주거나 보급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로마의 결정이다. 유다 민족은 아무런 보상을 생각하지 말고 이 협정을 지켜야 한다.
27 이와 마찬가지로 만일 유다 민족에게 먼저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로마인들은 그쪽의 요청이 있으면 동맹국으로서 기꺼이 참전해야 한다.
28 그리고 로마인들은 유다 민족을 공격하는 적국에게 식량이나 무기나 돈이나 선박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로마의 결정이다. 로마인들은 이 협정을 지킬 것이며 이 협약을 어기지 않을 것이다.
29 이것이 로마인과 유다 민족 사이에 맺은 조약문이다.
30 만일 이 조약이 발효한 후 양쪽이 여기에 무엇을 첨가하거나 삭제하려 할 때에는 양쪽의 합의하에 그렇게 할 수 있으며 그렇게 첨가하거나 삭제한 것도 조약의 효력을 갖는다.”
31 로마인들은 이 조약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시리아 왕 데메드리오가 당신들에게 가했다는 약행에 대해서 우리들은 벌써 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어찌하여 그대는 우리의 우방이며 동맹국인 유다인들에게 가혹한 속박을 가했는가?
32 만일 유다인들이 그대의 잘못을 또 다시 고발해 온다면 우리는 단연코 그들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바다에서나 육지에서나 그대와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