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딧 6장 (1-21) 홀로페르네스의 대답
1 회의장을 둘러 서 있던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가 가라 앉자, 아시리아군의 총 사령관인 홀로페르네스는 여러 나라 사람 앞에서 아키오르와 암몬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2 “아키오르, 네가 뭔데 암몬의 용병들을 데리고 와서 오늘 이렇게 우리에게 예언을 하느냐? 이스라엘 사람들이 신의 가호를 받고 있으니 싸움을 하지 말라고? 그분이 파견한 군대가 이 지상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을 전멸시키리니, 그들의 하느님이 절대로 그들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3 왕의 종인 우리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단 한 사람을 처치하듯이 쉽게 때려 눕힐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기병대를 당해 낼 수 없을 것이다.
4 우리는 그들을 태워 버릴 것이고 산들은 온통 그들의 피로 물들 것이며 평야는 그들의 시체로 가득 찰 것이다. 그들은 도저히 우리를 당해 낼 도리가 없어 전멸할 것이라고 온 땅의 주인이신 느부갓네살왕께서 말씀하셨다. 그분이 한번 말씀하신 것은 꼭 이루어지고야 만다.
5 이 암몬의 품팔이꾼 아키오르야, 네가 오늘 이 따위 수작을 했으니 너는 나에게 큰 죄를 범했다. 너는 오늘부터, 내가 에집트에서 도망 나온 그 족속에게 원수를 갚는 그 날까지 내 얼굴을 보지 못할 것이다.
6 그 때에 내 군대의 칼과 내 종들의 창이 네 옆구리를 꿰뚫을 것이다. 내가 개선하고 돌아올 때에 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시체 가운데에 넘어져 있을 것이다.
7 이제 내 종들이 너를 그 산악지대로 데리고 가서 그리로 가는 길목 가까이에 있는 한 도시에 너를 버려 둘 것이다.
8 너는 그들이 멸망할 때까지는 연명을 할 것이다.
9 그들의 도시가 함락되지 않으리라는 희망을 네가 품고 있다면 왜 고개를 들지 못하느냐? 내가 이렇게 한번 말했으니 내가 한번 말한 것은 한 마디도 빠짐없이 다 이루어질 것이다.”
이스라엘 진영으로 간 아키오르
10 홀로페르네스는 막사에서 시중드는 부하들에게 명령하여 아키오르를 붙잡아서 베툴리아로 끌고 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넘겨 주라고 하였다.
11 그들은 아키오르를 붙잡아 진영 밖으로 나가 평야로 끌고 간 다음 평야에서 또 산악지대로 올라가 베툴리아 바로 밑에 있는 샘터에 이르렀다.
12 산성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을 발견하자 무기를 들고 도성에서 나와 산꼭대기로 올라 갔다. 그리고 돌팔매질하는 사람들은 모두 올라 오는 길목을 막고 그들에게 돌을 내려 던졌다.
13 홀로페르네스의 부하들은 산 밑으로 숨어 들어 가 아키오르를 묶어서 거기l에 눕혀 놓은 다음 자기 군주에게로 돌아갔다.
14 이스라엘 사람들은 산성에서 내려와 아키오르에게 가까이 와 결박을 풀어 준 다음 베틀리야로 끌고 가서 그 산성의 어른들 앞에 데리고 갔다.
15 그 때의 지도자들은 시므온 지파 미가의 아들 우찌야와 고토니엘의 아들 카브리스와 멜키엘의 아들 카루미스였다.
16 그들은 성의 원로들을 모두 소집하였다. 젊은이들과 여자들까지도 급히 몰려 와서 그 회의에 참석하였다. 그들이 아키오르를 군중 한가운데 세우자 우찌야가 어떻게 된 일이냐고 아키오르에게 물었다.
17 아키오르는 홀로페르네스의 전략회의 내용과 자기가 아시리아 지휘관들에게 한 말과 홀로페르네스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해서 거만하게 지껄여 댄 말들을 전해 주었다.
18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은 엎드려서 하느님께 경배하고 큰소리로 부르짖었다.
19 “하늘에 계신 주 하느님, 저들의 거만한 꼴을 내려다 보십시오, 우리 백성의 처참한 처지를 불쌍하게 생각하시고 오늘, 하느님께 거룩하게 바친 우리들을 굽어 보소서.”
20 그리고 그들은 아키오르를 위로하며 크게 칭찬하였다.
21 우찌야는 아키오르를 그 회의장에서 데리고 나와 자기 집으로 인도한 다음, 원로들을 위해서 주연을 베풀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날 밤을 세워 가며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