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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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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형제님께서 공원 산책을 갔다가 한 장면을 보고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장면은 바로 한 꼬마아이의 행동과 말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었지요.

비가 와서인지 사람이 거의 없는 길 위에 대여섯 살쯤으로 보이는 한 여자 아이가 우산을 끼고 앉아서 땅을 빤히 내려다보고 있더랍니다. 그 모습이 예뻐 보이기도 했고, 무엇을 보고 있는 지 궁금해서 형제님께서 그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개를 들은 여자 아이가 형제님께 “아저씨, 지렁이가 나 물어요?”라고 물어보더랍니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잘 몰라서 “글쎄”라고 우물쭈물했더니만, 이번에는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할머니, 지렁이가 나 물어요?”라고 똑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할머니께서는 “아니다, 지렁이는 너를 물지 않아.”라고 답을 해주셨지요. 그러자 이 여자 아이는 할머니에게 거듭 다시 확인을 하더니만, 아스팔트 위에서 바동대던 지렁이를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쥐고는 저쪽 화단 흙 위에 놓아주더라는 것입니다.

형제님께서는 이 아이의 깜찍한 행동에 마음이 훈훈해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자신도 어렸을 때에는 이렇게 작은 것에 관심을 갖고 그 작은 것을 사랑하는 깜찍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음이 떠올려졌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런 마음이 사라졌던 것이지요.

사실 어른들은 보이는 그대로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의심을 하면서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보이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바로 순수한 마음이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린이가 어른의 스승이다.’ 라는 말도 있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어린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리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힘이 세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쉽게 판단하고 단죄할 때가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의 이 말씀이 더 깊이 와 닿습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
마태오.18.1-5.10.

<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그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 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출처] 10월 2일 수요일 수호천사 기념일|작성자 인천교구 조명언 신부님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