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연중 제32주간 수요일
오늘 복음은 믿음이 청원과 감사와 함께 커져 간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나
병 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자비를 청하고, 주님 말씀대로 사제들
을 만나러 가는 길에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청한 것을 얻습니다. 그러나 그
들 가운데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다시 돌아와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를 드립니다. 그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믿음이 너
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주님의 업적임을 알고 돌
아와 감사를 드린 이만 예수님께 믿음을 확인받습니다.
우리는 청원 기도와 감사 기도를 통하여 믿음을 키워 나갈 수 있습니다.
청원 기도를 하고 그 청원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루어진 체험을 한 뒤, 그것
에 대한 감사 기도를 들릴 때 우리 믿음이 커지고 굳건해 집니다. 필요한 때
애타게 청원 기도를 해도 그 청원이 어떤 방식으로 응답받았는지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래서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은 믿음이 깊어
지지 못합니다. 삶의 중요한 시기와 고비 때에 절실하게 주님께 매달렸지만
그 시기를 넘긴 다음에 주님께 돌아오지 않는 많은 사람의 경우를 보면, 그
들은 그때 참 열심히 기도드렸고 주님과 가까웠다고 추억하지만, 믿음이 크
게 굳건해지지는 못하였던 듯합니다.
이처럼 청원 기도를 바치고 주님께 매달리는 것만으로는 굳은 믿음으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청원에 응답하시는 주님을 깊이 체험하고 이에 감사
하며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바칠 때. 믿음이 커지고 굳건해지며 그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과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