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연중 제32주일 (평신도 주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과부의 정성을 눈여겨보십니다. 부자들은 자신
이 가진 것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과부는 생활비를 모두 봉헌하였습니다.
만일 교회가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봅시다.
평신도는 성직자가 아닌 모든 신자를 뜻하고, 교회 안에서 가장 많은 비
율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교회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이, 봉헌
은 제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봉헌하지 않는 다면, 자신이 가진 것
가운데 얼마씩만 봉헌하는 부자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의 봉헌
이 과부의 봉헌과 같게 되려면 교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평신도들도 자신
을 주님께 바쳐야 합니다.
예전에는 성직자나 수도자처럼 봉헌을 서약한 이들만 주님께 봉헌 할 수
있었고, 교회에 주어진 사명에 대한 책임도 그들에게 있다고 생각하였습니
다. 그러나 지금 교회의 사명은 평신도를 포함한 온 교회의 책임이며, 온 교
회 구성원이 헌신하고 봉헌하여 함께 이 사명에 참여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물론 새로운 교황님 한 분아 일으키시는 변화가, 교회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꿀 만큼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다른 모든 신앙인이 그 변화에 함
께하지 않는다면, 교회는 바뀌지 않습니다. 새로 부임한 한 사제가 본당 공
동체 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당 신자들이 변화하지 않는다
면, 그 공동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모든 평신도 그리스도인이 교회에 자신을 봉헌
하고 교회의 선교 사명에 책임을 다하여 참여하는 주님의 일꾼이 되기를 주
님께 청합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