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약은 집사의 비유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집사의 행위는 그 목적과 과정과
결과 모두 부당해 보이고, 이 부당한 행위에 대한 부자 주인의 칭찬에 우리
는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나 재산 사용에 관한 가르침으로 다가가 본다면 조
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집사는 우리를 뜻합니다. 집사가 부자의 재산을 관리하듯이, 우리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재산을 관리합니다. 우리는 가진 재산과 능력은 우리 것
이 아니라, 모두 주님의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그것을 잘 관리하고 적절하게
써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재산을 아무 계획 없이 그대로 두거나 자신만을
위하여 쓰는 것은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주님의 재산은
그분의 영광과 세상을 위하여 쓰여야 합니다. 집사는 처음에는 예수님의 재
산을 가지고 자신을 위하여 쓰다가 쫓겨날 위기를 맞았지만, 나중에는 이웃
을 위하여 쓰면서 칭찬을 받고 그 자리에 계속 남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약은 집사에게 주님의 재산을 잘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
다. 곧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섬겨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재산이 그렇게 쓰이기를 바라십니다. 집사에게
빚을 탕감받은 사람은 당장에는 집사에게 고마워하겠지만, 결국 그 재산의
원주인인 부자에게 더 고마워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은혜를 받은 이들은
은혜를 배푼 이에게 먼저 고마워하겠지만, 결국 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그분께 찬미를 드릴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선행으로 하느님의
자비와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야 합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