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가롤로 보로메오 성인은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지역에서 암브로시오 성인과
함께 크게 공경을 받고 있었습니다. 성인이 활동하던 때 교회 밖으로 프로테
스탄트가 부흥하고 있었고, 교회 안으로는 부패와 불의가 넘쳐나는 상황이
었습니다. 이때 가롤로 성인은 밀라노 주교로서 트리엔트 공의회 정신을 바
탕으로 교회 혁신에 앞장섰습니다. 그는 교회를 쇄신하고자 민감한 문제들
도 두려움 없이 다루었습니다. 가톨릭 교회가 무질서하고 나태해진 것이 무
지하고 게으른 성직자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성직자의 윤리와 생활 태도를
개선하고자 힘썼습니다. 성직자 교육을 위하여 신학교를 세우고, 평신도들
의 교리 교육을 위해서도 애썼습니다. 또한 교구와 본당 운영에 대한 행
정 체계를 재조직하고 사목 방문을 정례화하였습니다.
과감하고 엄격한 방식의 개혁은 당대 권력자들과 교회 내 여러 성직자
와 수도자 들에게 반발을 샀습니다. 이러한 반발에도 흔들림 없이 개혁을
실행하여 교회 쇄신을 이룰 수 있게 한 덕목은 바로 겸손이었습니다. 그는
주교 문장을 “Humilitas"(겸손)로 삼을 정도로 덕목을 중요하게 여겼습니
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조차도 그가 겸손함을 인정하고 존경할 정도였습
니다.
하느님의 일을 실행하는 이는 겸손해야 합니다. 겸손하지 않은 사람의
말과 행동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가롤로 성인은 세상에 올
바른 신앙과 윤리적 생활을 선포해야 하는 교회가 그 무엇보다 겸손해야 한
다는 사실을 알려 줍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