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오늘 복음 말씀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구원받을 사람
은 적다는 말씀일까요? 많다는 말씀일까요?
문은 좁고, 많은 사람이 들어가려고 하지만 들어가지 못합니다. 주님께
서 길거리에서 가르실 때 거기 있던 사람들에게도 당신은 그들을 모른다
고 하십니다. 구원되리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이들 가운데에서도 그 나라
에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에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시 예수님께서는 동서남북 사방에서, 아마도 예수님께서 가르
치실 때는 그분을 본 적도 없든 이들이 들어와서 잔칫상에 자리를 잡으리라
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구원받을 사람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
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상반된 측면이 함께하는 것은, 누가 구원을 받을지 미리 단정지
을 수 없기 때문일 듯합니다. 스스로 구원되리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예수님
께서는 그들이 쉽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일깨우십니다. 예
수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을 직접 보고 들었다는 것도 구원을 보장하여 주지
않습니다. 예수님 앞에서 먹고 마시며 그분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어 알고 있다고 하여도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만하지 말고 문이 닫히기 전에 그 좁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노력
할 일입니다. 언젠가 그 안에 들어가게 되면 우리가 그 안에 있으리라고 상
상도 하지 못하였던 이들이 먼저 그 잔칫상에서 첫째 자리에 앉아 있는 것
들 볼 것이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
십시오”(필리 2.12).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