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지난 며칠 동안의 복음과 마찬가지로 오늘 복음도 마지막 날이 가까웠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합니다. 시대의 표징들이 마지막 날이 멀지 않았음을 알아
보고, 그 심판의 때가 오기 전에 화해하라는 말씀입니다.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말씀과 관련하여 보았던 것처럼 언제 마지막
날이 오든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저마다 그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
은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내용은 세상의 마
지막 날에 적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마다의 죽음에도 적용됩니다. 나의
죽음은 나에게는 종말입니다.
내 죽음의 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이론상으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일상생활에는 거의 잊고 삽니다. 세상 종말을 잊고 사는 것과 비슷
합니다. 영정 사진을 미리 준비하면서 장수 사진이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역
설적입니다. 실제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면서도 그 말을 입에 담기가 불
편하여 죽음을 미루는 듯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그날은 분명히 하루
하루가 다가오고 있고, 죽음과 마지막 날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줄
어들고 있습니다.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여 화해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 마지
막 날에 도둑처럼 찾아올 것입니다.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은 때로 연옥에 관한 말씀
으로도 풀이 됩니다. “마지막 한 닢까지”(루카 12.59) 갚아야 할 때를 생각
하며 아직 시간이 있을 때 화해하여 죽음을 준비합시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