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예수님의 제자들은 하느님께 하느님의 나라가 올 때를 물었고, 바오로 사도도
예수님께서 곧 다시 오시리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때는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날에 대하여 말하는 이들 가운데 그
확정된 날짜를 말하는 이들은 모두 믿을 수 없습니다.
“도둑이 몇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루카 12.39) 미리 준비하는 것처럼
그때를 알면 좋을 것 같은데, 왜 그때를 알려 주시지 않았을까요? 마치 시험
날짜를 알려 주지 않고 치르는 시험과 같습니다. 학생 때 가끔 그런 시험들
이 있었습니다. 언제 시험이 있을지 알 수 없으니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복음에 나오는 종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인이 올 시간을 모르기에
언제라도 주인을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이 종의 처지라면, 사실 주인이 언제 오든 그때에 일어날 일을 걱
정하는 것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나의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을
결정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리고 그 시대의 사람들이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리다가 그분의 다시 오심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더라 하여도 그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들은 마지막 날을 준비하며 살았고, 수천 년이 지난
뒤에라도 주님께서 오실 때 그들은 어제 만났던 주님을 오늘 다시 만난 듯 친
밀하게 그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마지막 날에 대한 기
다림이 약해졌고, 우리는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에 대하여 그리 많이 생각하
지 않습니다. 그러니 언젠가 주님을 만나게 될 때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종처
럼 당황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바로 우리의 오늘을 살펴봅시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