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목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마침 오늘 복음이 예언자들과 사도들이 겪을 박해와 죽음에 대하여 말하고
있어서,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의 편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가장 유명한 구절은 오늘의 영성체송인 “나는 그리스도의 밀알이
다. 짐승들의 이빨에 가루가 되어 깨끗한 빵이 되리라.”라는 말씀입니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는 순교하러 로마로 가는 길에 일곱 교회에 편지
를 썼습니다. 저기에서 온 세상을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
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하며, 죽음을 통하여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시고 부활
하신 분과 결합하고자 하는 갈망을 표현합니다. 그는 죽음을 새로운 탄생
으로 생각하여, 순교를 출산의 고통과 같은 것으로 여겼습니다.
특히 그는 순교가 성찬과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보았습니다. 로마 신자들
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을 죽음에서 구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당부합
니다. 자신이 맹수의 먹이가 될 때 그로써 하느님을 만날 수 있으며, 하느님
의 밀알로서 맹수의 이빨에 걸려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되리라고 말합니
다. “깨끗한 빵”은 제물로 바쳐지는 빵을 가리킵니다. 그는 순교로써 그리스
도의 수난을 본받고, 그리스도의 빵이 되어 하느님께 바쳐지는 희생 제물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갈망은 성체성사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성체성사로써
모든 이를 위하여 당신 목숨을 내주신 예수님과 일치되었기에. 그분의 수난
과 죽음에도 동참하고 그 자신도 하느님께 바쳐지는 제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받아 모신 성체와 하나 되어, 우리도 깨끗한
밀알이 됩시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