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금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오늘 독서는 코헬렛의 신앙이 드러납니다. 그가 모든 것을 파악하지 못
하면서도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코헬 3.11) 만드셨다고
고백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노고에 대한 갚음도 곧바로 눈에 보이지 않고, 모든 일의 “때”도
인간이 다 알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일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아니한지, 지금
일어난 이 일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인간은 다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때
는 좋은 일이라고 쉽게 판단을 하지만, 그 일이 장차 가져올 모든 결과를 다
알고서 하는 판단은 아닙니다, 시간이 더 지난 뒤에 보면 그 일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가 생겨나기도 합니다. 지금 행한 일이 세상의 마지막 날까지 가져
올 모든 결과를 계산하지 않고서는 행동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한계를 지닌 인간이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드셨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그가 하느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다 보고 알
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다 파악할 수 없는 하느님의 계획을 믿고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비관적이고 허무주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코헬렛의 신앙은 자
기가 알지 못하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었습니다. 코헬렛을 의심스럽게 볼
이유도 없습니다. 우리와 코헬렛의 차이는 우리가 큰 비극들에 대하여 이해
할 수 없다고 느낀다면, 코헬렛은 훨씬 작은 일에서도 그렇게 느꼈다는 것뿐
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코헬렛은 자기가 모든 것을 알아서 한다는 교만을
버립니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어도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
도록 만드시는 분이심을 믿을 따름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