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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926일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허무로다, 허무로다!”(코헬 1.2)로 시작되는 코헬렛은 때로 독자를 당황하게 합니

. 유다교 안에서도 이 책을 경전에 포함시킬지를 두고 마지막 순간까지 주

저하였습니다. 성경의 다른 책들과는 색깔이 다르고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비관적이고 회의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코헬렛은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지난 월요일에 보았던

것처럼 잠언에서는 인과응보, 그것도 현세에서 이루어지는 인과응보를 가르

칩니다. 그런데 그 가르침을 전적으로 부인하지 않더라도, 현실의 삶은

그렇게 질서가 있지만 않습니다. 노고에 반드시 보람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코헬렛은 그런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 그러지 못

합니다. 그가 이르게 되는 결론은 세상에 대한 밝은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 지혜가 가지는 한계에 대한 분명한 인식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코헿렛 1장에서는 아직 거기까지 말하여 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허무에는 분명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

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인간이 알 수 있다고, 또는 알아야 한다고 주

장하는 것은 교만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선악과를 따 먹고 눈이 밝아져

하느님처럼 되려고 하는 것과 같은 태도입니다. 코헬렛은 인생의 신비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에서 머문다면, 화답송 시편이 이러한 인간에게 주는

대답이 되겠습니다. “저희 날수를헤아린다는 것도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불안정한 인간, 덧없이 사라지는 인간에게 안식

처는 하느님이십니다.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