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교회의 여러 문제를 알고 있었고 또 코린토 교회 신자
자들이 바오로 사도에게 물은 내용들도 있기 때문에, 코린토 1서와 2서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나옵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먼저 나오는 문제가 공동
체의 일치입니다. 서간 뒷부분에서 성령의 은사나 전례에 대하여 말할 때도
공동체 일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에서는, 코린토 신자들이 어떤 문제로 갈라졌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겉보기에 이들은 바오로 추종하거나 아폴로를 추종하고 있
으니, 그들 나름대로는 교회 안에서 열심히 동활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고,
어쩌면 저마다 분명한 소신도 있었을 것입니다. 바오로와 아폴로는 하느님
의 밭인 교회의 신자들을 돌보며 심고 물을 주는 일을 한 이들이었습니다.
그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무리도 어쩌면 교회라는 밭을 열심히 가꾸려고
하는 사람들이었겠지요. 그런데 바로 그 일이 그들을 영적인 사람이 되지 못
하게 가로막습니다. 사람들의 이름이 그들에게 중요하였기 때문입니다.
탐욕에 사로잡히거나 쾌락에 몰두하여야 육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
닙니다. 교회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하느님이 아닌
인간에게 눈길이 머물러 있을 때, 인간의 업적만 생각하고 “자라게 하신 분
은 하느님”(1코린 3.6)이심을 알아보지 못할 때, 쉽게 육적인 사람이 됩니다.
내 이름을 지우고 내가 하는 모든 일이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일임을 알아볼
때, 다른 모든 사람 안에서도 이를 알아볼 수 있을 때, “시기와 싸움”(3.3)이
사라지고 우리는 영적인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