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일 화요일 성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마귀가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알고,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루카 4.34)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주, 어떤 주장이 교리에 맞는지 그 여부를 따집니다. 물론 반
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스도교를 믿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 교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내세우는 경우들이 있고, 이를 식별하지 못한다면 이름 뿐
인 신자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교리를 정확히 안다고 모두 좋은 그리스도교
신자가 될까요?
오늘 복음에서 마귀는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
는 예수님을 요셉의 아들이라고만 여기며 벼랑에서 떨어뜨리려 하였던 나자
렛 사람보다 나아 보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던 것을 마귀는
인정합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4.34). 아직 제자들도 그렇게 말
랄 수 없던 때입니다. 마귀는 그것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앞
에서 선포합니다. 적절한 말은 아니지만, 그는 자신이 예수님보다 힘이 약하
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예수님께 순종해서 떠나가기까지 합니다.
그에게 부족한 것을 무엇일까요? 그는 예수님을 자신의 구원자로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길, 진리, 생명이시라고 여기지 않습니
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자신을 멸망시키신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
을 방해하시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신 예수님과 나의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것은 여러
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집니까? 그 사실은 여러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칩
니까?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