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연중 제21주일
“제자들 가운데에서”(요한 6.66) 많은 이가 돌아갔다는 구절이 눈에 들어옵
니다. 단순히 빵을 찾아왔던 군중이 아니라, 그래도 그들 나름으로 예수님
의 가르침을 배우려고 하던 이들이 돌아서서 떠나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
님께서는 그들을 붙잡지도 않으십니다. 그래도 이 말씀이 생명의 말씀이라
며 남아 있겠다는 이들만 예수님 곁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듣기는 거북할까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일까요? 듣기에
거북하다고 한 이들도 틀린 말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한 복음서
6장에서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살을 먹고 그 피를 마시라고 하신 말씀 때문
에 떠나갑니다. 성경의 다른 부분에서는,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
난과 부활을 예고하실 때 제자들은 듣기 거북해 합니다. 포도밭의 일꾼들은
포도밭 주인이 후하다고 하여 화를 내고,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둘째 아들
을 아버지가 받아주자 첫째 아들은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 합니다. 자기를 버
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는 말씀도,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따라오라는 말씀도 듣는 이에게 편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듣던 그 시대 사람들만이 아니라 오늘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말씀이 영원한 생명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떠나가
는 이들에게 이것을 굳이 다시 설명하지 않으십니다.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6.65) 당신 곁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북하게 들리는 그 말씀, 따라가면 죽을 것만 같은 그 말씀을 영원한 생명
의 말씀이라고 믿고 뛰어들 수 있는 이들만 끝까지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