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화요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에제키엘서 25-32장은 여러 민족들에 대한 심판을 담고 있고, 오늘 독서
는 그 가운데 티로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예언서들에서 흔히 나타
나는 민족들에 대한 심판은, 각 민족이 저지른 일이나 특정한 시대를 언급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보다는 온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통치권
이 주제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말하는 티로 임금에 대한 심판은 매우 전형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그 심판의 대상이 티로 임금이 아니라 누구라도 다르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사야서 10장에서는 아시리아에 대해서, 그리고 나중에는 바
빌론에 대해서 비슷한 내용이 선포되고, 다니엘서 4장에서는 바빌론의 네
부카드네자르 대상으로 하여 같은 주제를 보여 줍니다.
여기서 문제는 인간의 교만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계획에 따라 어느
나라 또는 어떤 임금에게 힘과 지혜를 주시는데, 인간이 그것을 알지 못하
고 스스로 강하고 지혜롭다고 여길 때, 오늘 독서의 표현으로 “나는 신이
다.”(에제 28.2)라고 할 때 하느님께서 그것을 잃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성경에
서는 너무 전형적인 주제에서, “나는 신이다.”라는 말을 보면 바로 멸망을 예
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내’ 힘, ‘내’ 능력, ‘내’ 지혜, ‘내’ 재산이라는 바로 그 생각이 어리석습니
다.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옆에서 보는 이들은 그것이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지를 알아봅니다. 알아보지 못하고 착각 속에 사는 그 자신만 불행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하늘 나라는 어린이와 같은 이들의 것이고, 부자가 하느
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운지도 모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