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 연중 제3주간 화요일
혈연관계는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관계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내주게
만들고, 무엇보다도 먼저 사랑하게 하여 줍니다. 혈연관계보다 앞서는 관계
는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삶이 혈연
관계와 똑같은 관계를 맺게 하여 준다고 말씀하십니다.
많은 이의 신앙이 혈연관계 앞에서 무너집니다. 자녀들을 대하는 몇몇
부모들의 모습을 보면, 하느님의 뜻이 그 관계 안에서 절대로 앞설 수 없는
듯 보입니다. 자녀의 행복이 신앙보다 더 앞서고, 자녀의 성적이 하느님의 뜻
보다 먼저입니다. 자녀들에게는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신앙의 길을
가르치지 않으면서, 그런 자녀를 위하여 열심히 기도합니다. 좋은 대학, 좋
은 직장, 더 좋은 삶의 환경을 얻을 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하느
님께 기도할 마음을 가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면서 생각합니다. ‘목표한
대학에 들어가면 신앙생활을 할 것이다.’‘그 직장에 취업하게 되면 신앙생활
을 할 것이다.’ 냉정하게 생각하여 봅시다. 하느님을 왜 믿어야 하는지, 믿음
을 지키고자 때로는 소중한 것을 포기한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하나도
배우지 않는 자녀가, 과연 자신이 바라는 것을 다 얻은 뒤에 하느님께 돌아
올 수 있을까요? 돌아올 수야 있겠지만,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에게 신앙을 가르쳐 주십시오, 여러분의 자녀들이 예수
님과 “형제요 누이”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십시오. 여러분의 자
녀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
는 사람이 되도록 듣는 마음을 가르쳐 주십시오. 이 길은 예수님과 가장 특
별한 관계를 맺는 길입니다.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정말로 믿는다면, 여러분의
자녀들이 무엇보다도 먼저 꼭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신앙이 아닐까요?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