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연중 제2주간 목요일
수많은 사람이 치유의 기적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당신은 하
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는 더러운 영들의 고백은, 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
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을 수 있게 하여 주는 말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사람들에게 당신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
으셨을까요?
마르코 복음에서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처음 고백한 사람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모두 지켜본 백인대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을 마주 보고 서 있던 백인대장이 그분께서 그렇게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
고,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하고 말하였다”(15.39). 예수
님의 진짜 모습이 십자가 위에서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진짜 하느님의 아드
님께서는 기적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구원하시
려고 당신 목숨을 내놓으심으로써 드러나십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는 더러운 영들의 고백에는 십자가
가 빠져 있습니다. 기적만 있을 뿐입니다. 악은 이렇게 우리가 십자가로 향하
지 않게 만듭니다. 십자가 없이 기적만 바라보며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
으로 고백하게 만듭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을 바라게 하고, 고통을 받아들
이지 않는 믿음을 가지게 합니다. 조금만 힘들면 언제든 하느님께 등을 돌리
게 만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가 좋아하고 편한 방법으로만 우리를 구원하
셔야 한다.’는 교만이 우리 안에서 자라게 합니다.
고통 앞에서 어렵고 힘든 일 앞에서, 진짜와 가짜가 명확히 드러나게 되
어 있습니다. 다윗을 향한 요나탄의 우정이 진짜라는 것도 죽을 위협 앞에
서 드러나게 된 것처럼(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진짜임을 십자가 위에서 드러내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
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 주님께서는 우리
를 십자가로 향하게 하십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를 위한 진짜 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참된 믿음은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을 만나
는 믿음입니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