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수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도 복음사가 축일
오늘 우리는 요한 사도를 기억합니다. 공관 복음서에 따르면, 요한은 자신의
형인 야고보, 그리고 베드로와 함께 거룩한 변모 사건에서 드러났던 예수님
의 영광스러운 모습과 겟세마니에서 고뇌하며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제자였습니다. 넷째 복음서는 성인을 지칭할 때, 요
한이라는 이름 대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합
니다. 이를 달리 ‘애제자’라고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를 얼마나 사랑하셨으
면 그런 특별한 호칭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복음서는 요한 사도가 어떤 이유
로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는지 자세히 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여 보입니다. 그도 예수님을 정말 많이 사랑하였다는
것입니다.
애제자의 사랑은 예수님 수난의 때에 분명히 드러납니다. 성전 경비병들
이 예수님을 결박하여 한나스에게 끌고 갔을 때, 그는 저택의 안뜰까지 들
어가는 용기를 보이며 바깥뜰에서 스승과의 관계를 부인하던 베드로와 대
조된 모습을 보입니다(18.12-27 참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
그는 예수님 곁에 남아 있던 유일한 제자였고, 성모님을 어머니로 모시게 됩
니다(19.25-27 참조). 특히 오늘 복음에서 근 s 베드로와 함게 무덤이 비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달려가는데,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먼저 무덤
에 다다릅니다. 예수님을 향한 애틋한 사랑, 그리고 부활의 현장을 한시라
도 목격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그를 그토록 빨리 달려가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여 봅니다.
사랑을 많이 받는 사람은 그만큼 누군가를 또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라
고들 합니다. 혹시 예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크다고 여겨지지 않는다면,
우리를 향한 예수님 사랑의 크기를 잘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요?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루카 7.47). 그렇다면 우리는 적게
용서받은 사람들일까요? 예수님을 더 사랑하기 위하여, 먼저 예수님께 얼마
나 큰 용서와 사랑을 받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여 봅시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