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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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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일 월요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내리는 한 줄기 빛에 모든 이가 감사하고 기뻐하며

환성을 올리는 참으로 아름다운 밤입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우리가 이 밤을 보내며

더없이 기뻐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빛”(요한 1.9), “모든 사람에

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마침내 이 세상에 나타났기 때문입

니다. 이처럼 우리 모두에게 빛이시며 은총이신 분, 바로 하느님의 아드님이

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늘 탄생하셨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에 따르면, 그는 놀라운 경륜가이자 평화의 군왕이라 불

리며, 다윗 왕좌에 앉아 공정과 정의로 영원히 다스릴 이스라엘의 메시아이

십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는 그런 위대한 분의 탄생과는 꽤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왕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나름 편안하고 아늑한 환

경에서 태어나실 법한 기대와 달리, 여관방조차 얻지 못하여 마소의 여물

을 담아 두는 구유를 첫 안식처로 삼아야 하셨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

까요? 오늘 탄생하신 임금께서 앞으로 걸으셔야 할 길이 사람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

”(마르 10.45). 이처럼 당신 백성을 섬기러 오신 메시아께서는 세상에 오시

는 순간부터 열악하고 비천한 환경을 택하시어 가장 낮은 자리, 곧 섬기는

자리에 머무셨습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말 여관에 들어갈 자

리가 없었을까요? 일부러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스라엘

이 그토록 기다려 온 구원자께서 이제 막 세상에 오셨는데, 그들은 여관의

작은 방조차 내드리지 않는 어리석음을 저지릅니다. 성탄절에 우리는 주님

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습니까? 이렇게 기쁜 날, 세상일과 걱정에 사로잡혀

주님께 우리 마음속 작은 공간 하나 내드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여

봅시다.

 

- 매일 미시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