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금요일
성모님의 인사말 소리에 엘리사벳의 태 안에 있던 이이가 즐거워 뛰놀았던
것처럼(어제 복음 참조), 엘리사벳의 칭송을 들은 성모님의 마음도 ‘하느님 안
에서 기뻐 뛰기’ 시작합니다. 오늘 성모님께서 ‘마니피캇’(성모의 노래)이라고
하는 이 아름다운 노래가 기쁨을 표현하시는 이유가 무엇보다 주님께서 ‘당
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나자렛이라는 시골에 사는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여인에게서 그토록 큰일을 이루시는 주님을 찬송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당신 체험을 바탕으로 고백하시고 찬송하
시는 주님께서는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 통치자들, 부유한 자들’보다
는 ‘비천한 이들과 굶주림 이들’에게 더 마음을 쓰시고, 오히려 그들을 통하
여 당신의 심오한 뜻을 펼치십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
다.”(그제 복음). 성모님께서는 자신의 신분을 ‘종’으로 고백하십니다. 낮은 자
리로 내려가 겸손한 마음으로 가장 높으신 분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는 모
습을 보이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종’을 가장 높은 자기에 앉히십
니다. 성모님께서는 이제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신 분’으로 불리시며,
모든 세대가 그분의 행복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라고 믿으신 분!”(어제
복음). 행복은 다른 길에 있지 않습니다. 성모님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
을 낮추고 주님께 순종하며 그분 말씀이 실현되리라 굳게 믿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길입니다. 그렇다면 불행의 길은 어떤 것일까요? “누구든지 자
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14.11). 여러
분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계십니까? 사람이 되신 겸손함으로 다가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곧 맞이하게 될 우리의 마음속 생각이 교만하여지지 않도록
주의합시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