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수요일 성녀 루치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은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이 세세하게 규정한 율
법 관련 조항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지켜야 한다는 강박 속에 ‘무겁고
힘겨운 짐’을 지고 살아야 하였습니다(마태 23.4 참조). 오늘 예수님께는 그
들의 수고로움을 털어 주시고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
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
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당대의 종교 지도자들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가벼운 집과 편한 멍에를
마련하시는 분으로 묘사됩니다. 예수님의 짐을 진다는 것은 그분의 뒤를 따
르며(‘나에게 오너라.’) 그분의 말씀을 듣고 간직하는 (‘나에게 배워라.’) 참된
자의 길을 걷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길은, 곧 ‘안식’을 누리는 길입니다. 여기
서 안식은 미래에 하느님 곁에서 영원히 누릴 평안한 쉼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앞당겨 현재의 삶 속에서 이미 누리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이기도 합
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 이들은 그분께서 새롭게 마련하신 멍에를 메고 짐
을 진 사람들입니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그런데 여러
분은 어떻게 느끼고 계십니까? 만일 어깨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면, 그것
말고도 다른 짐들이 쌓여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여 봅시다. 어쩌면 우리
는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짐 꾸러미를 하나둘 어깨 위에 계속 올리기만 하다
가 마침내 감당할 수 없는 그 무게에 짓눌려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지도 모릅
니다. 정작 짊어져야 할 짐은 예수님께서 주신 짐, 그것 하나뿐입니다. 알게
모르게 쌓아 올린 불필요한 삶의 멍에들을 차근차근 내려놓아 봅시다. 우리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
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모른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