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대림 제2주일
이사야 예언자는 일찍이 이렇게 예언하였습니다. “한 소리가 외친다. ‘너희
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사막에 길을 곧게 내
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거친 곳은 평지
가 되고, 험한 곳은 평야가 되어라.’” 여기서 ‘주님의 길’은 하느님께서 걸어가
실 길, 곧 유배의 속박에서 당신 백성을 이끌고 그들과 함께 광야를 지나 거
룩한 도성 예루살렘으로 향하실 ‘새로운 파스카’의 길입니다. 결국 이 말씀
은 주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걸어가실 구원의 길을 미리 준비하
라는 외침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 저자는 이 예언의 말씀을 자신의 복음서 시작 부분에 인
용합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
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그런데 여기서 ‘주님의 길’은 문맥상 ‘하느님의 아드
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길로 이해됩니다. 복음서 시작부터 예수님께서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계심을 암시합니다. 이스라엘의 새로운 파스카, 곧 구원
의 길은 결국 예수님께서 걸어가실 길로 실현되며, 그 길은 역설적으로 수난
과 죽음의 길로 밝혀질 것입니다.
그러한 주님의 길을 마련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세례자 요한입니다. 이사야의 예언이 그를 통하여 마침내 실현됩니다. 그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고, 그 외침을 들은 많은 이가 죄
를 고백하며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광야에 있던 외침은 세례자
요한의 시대를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도 다다릅니다. 회개를 촉구하는 그 소
리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서 늘 울려 퍼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소
리에 제대로 반응하며,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을 맞이할 준비에 적극적
입니까? 대림 제2주일을 맞이하는 오늘, 각자의 자리에서 주님의 길을 마련
하며 그 길을 곧게 내고 있는지 돌아봅시다. “티 없고 흠 없는 사람으로 그
분 앞에 나설 수 있도록 애쓰십시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