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
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오늘 복음 말씀의 요지
는 전조를 보고 다가올 일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농부는 무
화과나무에서 잎이 나오는 것을 보고 날씨가 곧 더워질 것을 알뿐더러, 언제
쯤 무화과가 열리고 수확이 가능한지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너
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오늘 복음에 앞서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날이 가까이 왔을 때, 땅
에서 일어날 표징들(21.11 참조), 그리고 하늘과 바다에서 일어날 표징들을
(21.25 참조) 말씀하셨습니다. 마치 무화과나무에 열린 잎사귀를 보듯 이러한
현상을 보게 되면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하느님께서는 당신 나라가 충만히 완성되는 때를 아
직 미루어 두고 계십니다. 아마도 하느님 나라의 행복에 더 많은 이를 참여
시키시려는, 그분의 인내심 가득한 강한 구원 의지 대문이 아닐지 싶습니
다. 그러니 종말에 관하여 예수님의 말씀은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늘과 땅에서 놀라운 표징들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리
면 될까요?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바라는 신앙인들에게는 그러한 종말론적
조짐보다 더 확실한 표징이 이미 주어졌습니다. 바로 예수님입니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구원의 표징이 된 것처럼, 예수님께서도 ‘이 세대 사람들’
에게 구원의 표징이 되셨습니다(11.30 참조). 우리와 늘 함께 계시는 ‘임마누
엘’ 예수님께서 바로, 마침내 올 하느님 나라를 보증하는 가장 확실한 표징
이십니다.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11.32). 사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충만함에 이미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