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오감으로 온전히 파악되실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러
나 예수님께서는 그분을 우리에게 알려 주실 뿐만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비
유로 설명하여 주십니다.
고대 근동지방에는 잔치를 벌이기 한참 전에 미리 손님들에게 초대되었
음을 알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잔치가 다 준비되면 주인이 다
시 종을 보내, 초대받은 이들을 찾아가 직접 데려오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은 미리 잔치에 초대받았으면서도 잔치
에 오지 않습니다. 혼인 잔치에 초대 받은 첫째 부류는 구약 성경이 증언하듯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하느님 나라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았지만,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지 않았기에 그들 스
스로 참된 구원의 길에서 멀어집니다. 이어서 주인은 종들에게 “큰길과 울타
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
게 하여라.” 하고 이릅니다.
그 결과 잔칫집은 뒤늦게 초대된 손님들로 가득 차게 됩니다. 예수님을
통한 구원의 길이 참으로 모든 이에게 열려 있는 보편적 구원의 길임을 가
리키는 대목입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초대는 선물처럼 거저 주어지며 보편된
구원을 실현합니다. 그럼에도 초대받은 이는 초대에 합당한 최소한의 준비
를 하고 품격에 맞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로 하느님 나
라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초대에 어떻게 응답하고 있습
니까? 하느님 나라에서 거행될 혼인 잔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저마다 일상
에서 생각과 말과 행위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