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토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일상 속에서 우선순위를 잘 따져야 합니다.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판단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제1독서를 포함하는 로마서 9-11장은 이스라엘의 구원과 다른 민족들
의 구원 문제를 다룹니다. 유다인 출신의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 출신의 그
리스도인들이 갈등 속에서 함께 살았던 로마 교회의 상황을 반영하는 내용
입니다. 하느님께서 구원의 우선순위를 구약의 백성에게 먼저 주셨지만, 그
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방인들이 복음을
믿으며 유다인들에게서 시작된 구원은 이방인들에게까지 확대됩니다. 그렇
다고 이방계 그리스도인들도, 유다계 그리스도인들도 자만해서는 안 됩니
다. 구원의 우선순위와 주도권은 늘 하느님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집에 초대된 예수님과 율법 교사들
의 모습이 소개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맨 윗자리 앉고 싶어 하는 바리사이
들의 모습을 혼인 잔치에 비유를 들어 간접적으로 꾸짖으십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
질 것이다.”라는 말씀에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순위와 판단력과 겸손
의 문제는 오늘 성경 말씀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특징입니다.
본당과 가정과 직장에서 우선순위를 착각하며 판단력이 부족한 경우를
때때로 겪습니다. ‘완장’ 하나 채워 주면 뭐라도 된 듯 거들먹거리며 우쭐대
는 태도를 쉽사리 보게 됩니다. 오늘의 삶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겸손
이 무엇인지 각자에게 질문하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