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연중 제30주간 월요일
오늘 복음은 예루살렘 여정을 이어 가는 예수님과 회당장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열여덟 해 동안 병마로 고생하는 여인을 고쳐 주셨는데, 회당장은 예수님께
서 안식일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문제 삼고 있습니다. 율법은 안식일에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회당장의 비판에 대한 예수님의 논거는 매우 명확하고 논리적이며, 논증
의 방법은 점증적입니다. 율법에서 길 잃은 동물을 다시 돌아오게 하며 넘
어진 소난 나귀를 다시 일으켜 주는 것이 허용되듯이(신명 22.1-4 참조), 안식
일에 소나 나귀에게 물을 먹이러 물가고 데리고 가는 것은 허용됩니다. 이와
같은 논리에서 볼 때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을 고쳐 주는 행위가
율법에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규정 준수
와 같은 종교적 의무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
하시며(루카 6.9 참조) 안식일의 참다운 의미를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해방’
과 ‘휴식’은 안식일의 본질입니다.
예수님의 눈에 회당장은 “위선자”입니다. 그는 안식일에 관련된 규정을
알고 있지만 그 율법 조문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하였습니다. 안식일 규정
에 담긴 정신, 곧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존재하는 날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마르 2.27 참조).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회당장은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회당장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
습니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