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 가운데 열두 사도를 따로 뽑으시는 장
면을 전합니다. 그런데 사도들을 뽑으시기 전에 그분께서 보여 주신 행동은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당신의 최측근이 될 사람들을 뽑으시는 중요
한 일을 앞두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하셨습니
다. 그것도 밤을 꼬박 새워 기도하셨습니다.
루카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자주 조명합니다. 세례를
받으시는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고 계셨고, 그때 성령께서 내리시고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3.21-22 참조). 예수님께서는 바쁜 일정 중에도
따로 시간을 내어 기도하셨습니다(5.16 ; 11.1 참조).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
스도라고 고백하는 장면의 배경에도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나타납니
다(9.18 참조).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실 때도 그분께서는 기도하고 계
셨습니다(9.28-29 참조). 수난을 앞두고 올리브산에 가셔서 다음과 같이 기
도 하십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
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22.42). 십자
가 수난을 당하시는 중에도(“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23,34]), 심지어
숨을 거두는 그 순간에도(“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23,46]) 아
버지께 기도드리며 그분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으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늘 기도하셨습니다. 따로 기도하실 필요가 없어 보
이는 그 전능하신 분께서 그토록 많은 기도를 올리신 것입니다. 특히 중대한
일을 앞두시고는 늘 아버지의 뜻을 구하셨습니다. 열두 사도를 뽑으실 때
도, 거룩한 변모을 통하여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때도, 붙잡히시기 전에
도, 그리고 숨을 거두시는 순간에도, 아드님께서는 아버지와 끊임없이 대화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렇게 기도하셨는데, 나약한 우리는 얼마나 더
기도하여야 하겠습니까?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중요한 결정을 하여
야 할 때,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아버지 하느님을 찾고, 그분의 뜻을
구하고, 그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기도합시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