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연중 제22주간 토요일
오늘 복음 말씀에 따르면, 우리는 죄로 말미암아 하느님과 멀어진 사람들이
었습니다. “여러분은 한때 악행에 마음이 사로잡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그분과 원수로 지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 원수들과 화해하기
를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그 화해의 길을 당신 아드님을 통하여 마련하셨습
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하느님과 우리를 화해시키기 위해
서였습니다. 곧 그분께서는 하느님과 우리가 온전한 관계를 되찾도록 그 사
이에서 중개자로서 사명을 다하셨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께
서 몸소 겪으신 수난과 죽음이 이 화해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하여 그분의 육체로 여러분과 화해하
시어, 여러분이 거룩하고 흠 없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화해의 중개자로 뽑히신 이유는 바로 그분께서 지니
신 충만함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 말씀에 가까운 “그리스도 찬가”(콜로 1.15-
2)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신(15절 참조) 그분 안에
서, 그분을 통하여, 그리고 그분을 향하여 창조된 만물은 (16절 참조) 온갖 충
만함이 머무는 그분 안에서(19절 참조), 그분을 통하여, 그리고 그분을 향하
여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20절 참조). 이처럼 우리는 그리스도
덕분에 하느님과 원수로 지내던 시절을 청산하고 그분과 회해하게 되었습니
다. 이 화해는 충만함 자체이신 분께서 우리를 위하여 기꺼이 십자가에서 흘
리신 그 고귀한 피의 대가로 받은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여전히 악행에
마음이 사로잡힌 채 살아간다면, 이는 화해 이전에 하느님의 원수로 지내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통하
여, 그리고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고 이미 화해를 이룬 우리는 언제나 그
분 안에 머무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앞에 거룩한 사
람으로 나서며, 우리의 걸음은 계속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갈 수 있어야 하
겠습니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