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연중 제21주간 목요일
많은 성당 제의실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주님, 오늘 제가
드리는 이 미사가 저의 첫 미사이고 마지막 미사인 것처럼 봉헌하게 하여 주
소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에 대하여 말씀
하십니다.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은 자신에게 맡겨진 주인의 집안 식졸들에
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는 종입니다(45-46절 참조). 오늘 복음이 말하는 충실
한 그 종은 바로 우리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으
로 정성을 다하여 돌보고 섬길 주님의 “집안 식솔”(45절)을 맡기셨기 때문입
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때로 본분을 망각하고 우리에게 그들을 맡겨 주신 하
느님마저 잊고 살아갑니다. 하느님을 공경하고, 우리에게 맡기신 식졸들을
돌보는 대신 자신의 명예와 영광을 얻으려고 세상의 우상들을 좇아 살고 싶
은 유혹을 겪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교회는 그리스도인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으로 ‘깨
A어 있음’을 꼽습니다. “깨어 있다는 것은 우리 마음이 게을러져 일상의 평범
함 속에 우리 자신의 영성이 매몰되고 사라지는 것은 결코 허락하지 않는
것”(프란치스코, 성녀 마르타의 집 아침 미사 강론, 2022년 8월 25일 자)입니다. 기
도는 깨어 있으려고 우리 마음의 등불을 켜 두는 일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이웃과 형제들을 돌보려는 마음이 식어 갈 때마다 기도는 차가워진 그 열정
을 다시 데워 줍니다. 이처럼 슬기로운 종으로 살고자, 그리고 언제나 깨어
있고자 오늘도 기도합시다. 사랑으로 형제들을 돌보며 기쁨으로 만나 뵐 주
님을 기다립시다.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