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화요일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오늘 복음에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네 사람이 나옵니다. 이
들에 대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하신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첫 번째는
헤로데 임금으로, 한마디로 ‘부패한 사람’입니다. 그는 부정과 부패의 늪에
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불륜을 저지르는 부도덕함 말고도 많은 부
정을 저지르며 권력을 키우려는 열망으로 가득하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헤로데의 동생 필리포스의 아내 헤로디아입이다.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하였습니다. 앙심(증오)은 암흑의 힘
으로, 마귀의 호흡(숨)과도 같습니다. 마귀는 사랑을 알지 못하고 집요하게
질투하며 시기하고 미워합니다. 헤로디아는 증오의 영에 사로잡혔습니다.
세 번째는 헤로디아의 딸(소녀)입니다. 그는 허영심에 가득 찬 춤꾼입니
다. 술에 취한 헤로데는 그의 춤을 보고 ‘무엇이든 모든 원하는 것을 주겠다.’
고 말하는데, 이는 악마가 예수님을 유혹할 때 한 말과 같습니다(마태 4.9 참
조). 이렇듯 이들의 뒤에는 언제나 악마가 있습니다. 여인에게 증오를, 소녀
에게 허영심을, 남자에게 부정과 부패의 씨를 키워 갑니다
그리고 네 번째 사람으로 세례자 요한이 나옵니다. 오늘 이야기 주인
공입니다. 요한은 예수님께 자리를 내드리고자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고 스
스로 없어진 위대한 순교자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사랑과 진리와 다른 이들
안에 온전히 자기 인생을 내줌으로써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갑니다. 그러나
자기만을 위하여 살면서 자기 안에 생명을 가두려 하는 사람들, 곧 부패한
임금, 증오에 갇힌 부인, 허영심에 사로잡힌 소녀는 결국 허무 속에 자기 인
생을 말라 버리게 합니다. 세례자 요한의 위대한 증언 앞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과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봅시다(프란치스코, 성녀 마르타의 집 아
침 미사 강론, 2019년 2월 8일 자 참조). ⊕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