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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에서

 

성모님의 생애, 묵주, 마리아 상본등에 대한

 

마리아신심이 고취된 것은

 

한국 천주교회 탄생 한 세대가 지난 이벽 성조가 선종하신 이후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이벽, 권철신,정약전, 정약종 등의 당시 유학자였던 실학파 학자등의

 

 서학이라고 불리는 천주교의 교리를 연구 수용한 후

 

 입교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따라서 신심의 차원에서가 아닌

 

 교의(Dogma)에 대한 사상적 고찰과 적용의 문제가 먼저였다.

 

 

 

즉 성모님에 대한 가르침보다는

 

삼위일체이신 각위의 하느님과 계명에 관한 수덕적이고

 

윤리적이 교리가 우선되었다.

 

 

 

그러나 한국 천주교회 설립 이후

 

박해가 이어지면서 성모신심은 놀랍도록 급성장되었다.

 

 

 

이 박해 시기에

 

선교사들과 사제들의 서신을 보면

 

 파리외방전교회에 많은 묵주와 성모상,

 

 그리고 성모님의 상본을 보내달라는 내용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박해당시

 

 천주교인들에게 압수한 물품들에 대한 목록을

 

조정에서 작성한 책이 ‘사학징의 (邪學徵義)’ 라고 한다.

 

 

 

이 책에 보면

 

 박해시대때 많은 순교자들이

 

 묵주와 성모상본을 지닌 채 체포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정에서는

 

압수한 성모상과 묵주를 통행이 잦은 성문입구 바닥에 놓고

 

 이것을 밟고가면 천주교인이 아니거나 배교자가 되는 것이고

 

 밟지 않고 지나가면 신자이니

 

즉석에서 참수하라고 지시하여 시행된 적이 있었다.

 

 

 

 그러면 왜 박해시대에 갑자기 성모신심이 강화되었을까?

 

 

박해라는 고통이

 

 어떤 모성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한 인간의 자연적 심리상태였을까?

 

답은 결코아니다.

 

 

 

그 답을 우리는 신심이라는 올바른 이해를 갖게 된다면

 

쉽게 한국 천주교회 초기 박해시대때의 성모신심의 유행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신심(信心)을 나타내는 라틴어 ’데보시오’(devotio)는

 

 무엇을 위하여 혹은 누구를 위하여 목숨을 받치다.

 

바칠 것을 맹세하다.라는 의미의 동사 데보베레(devovere)에서 파생된 말이다.

 

 

 

그리스도교 학자들은

 

신심 즉 ’데보시오’란 말에서

 

하느님께로 향하는 인간 본연의 마음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받치는 마음과 행위를 나타내는 인격적인 사랑의 관계성이 없이는

 

 이룰 수 없는 마음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마음상태는

 

하느님으로부터 믿음과 사랑의 마음을 은총으로 선사받아 이루어지며

 

신심의 대상은 오직 하느님 한분 뿐이시다.

 

 

 

  성모신심이란

 

하느님에 대한 가장 완전한 신심을 갖으셨던 성자의 어머니신 성모님의 모범을 본받고

 

그분의 전구를 통하여 하느님에 대한 신심을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

 

 

 

 

 즉 성모신심은

 

신심의 대상이 성모님이 아니라 성모님을 통해,

 

성모님을 본받아 하느님께 온전히 나아가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점을 잘 구별하여야한다.

 

 

 

박해시대때 성모신심의 급증가는 결론적으로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신심의 놀라운 증가이다.

 

 

 

 신심이란 한마디로 하느님을 향한 봉헌의 의지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놀라운 신심의 증가는

 

한국 천주교회가 매우 짧은 시기동안

 

놀라운 교리교육과 기도생활, 전교활동을 통해

 

 신자 개인이 강한 정체성을 갖고 있었음을 증명한다

 

 

 

순교할수 있을 정도의 신심의 성장은

 

신앙을 바탕으로 한 그리스도인의 투철한 자기 정체성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신의 발아래 있는 성모상을 묵주를

 

밟고 지나가기만 하면 목숨을 구할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선조들은 그 앞에 무릅을 꿇고 성모송을 봉헌하였다.

 

 

 

황일광이라는 순교자는

 

 박해자들에게 이런 유언을 하였다고 한다

 

 

“나는 백정으로 태어나 이제껏 사람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러나 나는 참으로 천주교인이 됨으로써

 

나는 어떤 학문이나 이치가 아닌 신앙의 삶을 통해

 

천주교가 참됨을 깨우치게 되었다.

 

 나에게는 천국이 두개가 있다.

 

오르지 못한 곧 가게될 이승 너머의 곳이고

 

 또 하나는 지금 이 생활이다.

 

 

양반인 천주교 형제들은

 

금수(禽獸)와 같이 취급되는 나를 형제라 부르며

 

나를 친형제처럼 사랑으로 대하여 주었다.

 

 

 우린 하느님 아버지와 성모 어머니께

 

한마음으로 이 묵주로 기도드렸고 함께 고생했다.

 

 

나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절두산의 순교성지의 제일 많은 유품은 다름아닌 묵주이다.

 

 

한국 천주교회의 박해시대부터 천주교인들의 관에서는 묵주가 나온다.

 

 

이 장례풍습은 지금껏 내려온다.

 

 

한국 천주교인들“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가 아닌

 

“공수래 묵주수거(空手來 默珠手去)”이다.

 

 

 

이렇듯 한국교회안에서 성모신심은

 

중세때 유럽 교회의 기복적인 성모신심의 배경과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신심의 증거는 박해."라는 속담이 있다.

 

 

정말 짧은 기간동안 우리의 하느님 사랑에 대한 정도가

 

성모신심을 통해 드러난 것이 순교의 유품으로 나온 묵주인 것이다.

 

 

또한 천주교 박해에 사용된 신자의 신분을 식별하기 위해

 

묵주와 성모상을 밟게한 방법은

 

오히려 우리에겐 신심을 드러내는 숭고한 순교의 증거품이 되었다.

 

 

 

중요한 것은 순교자 황일광의 유언처럼

 

급심한 신분차별계급 사회에서 한 형제처럼 차별없이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

 

, 함께 기도를 올리는 성모님의 자녀된 공동체가 된

 

구성원만이 이러한 신심을 피로써 증거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신심의 정의에서처럼

 

하느님의 은총을 통하여 하느님과 일치하는 기쁨이

 

그 무엇의 가치관보다 앞서는 영원한 가치관을 갖는 것이 우선적이다.

 

 

 

 한국 교회의 성모신심은

 

이렇듯 신심의 목적이며

 

증거인 순교와 전적인 봉헌의 현장에서 탄생되었다.

 

 

 

물론 이러한 점들이 한국 교회 초기에서 우리가 긍지를 느낄 점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성모신심은 종교의 자유이후

 

 성모신심의 토착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연구와 신학적 고찰이 매우 부족하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전후하여

 

 성모 마리아에 대한 연구와 신학적 고찰,

 

 역사적 사실과 영성들에 대한 연구가 풍성히 이루어 졌지만

 

 한국의 성모신심은 한국 천주교 박해시대의 신심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1953년 5월 31일 광주 교구장 서리였던

 

 골롬반 사제였던 현 하롤드 주교(한국명, 현해)에 의해

 

 한국에 레지오 마리애가 탄생되었다.

 

 

 

 전쟁직후 많은 사제와 수도자의 희생이후

 

 망막했던 상황에서 레지오 마리애의 설립 원인을

 

현 신부는 교본에 나타나 있는 평신도 사도직을

 

성모님의 모범적인 모습을 닮아 모든 이들을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사랑하시고 양육하신것처럼 하기 위한 성모신심임을 밝혔다.

 

 

 

 둘째

 

 레지오 마리애의 강한 군체제의 조직력과 교육을 통한 올바른 정신이었다.

 

 

 

 이러한 성모신심과 평신도 사도직 개념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선행하는 선구적인 것이었고

 

 차후 여러 교황으로부터 호평을 받게 된다.

 

 

한국의 레지오 마리애 창립과 발전은

 

 한국 교회의 성모신심을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정신안에서 발전시키는 교두보와 실천의 장이 되었다.

 

 

 

 단지 묵주기도를 하는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성서안에서

 

 그리고 성서의 가르침안에서 구원의 역사안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찾고

 

기도하고 평신도 사도직으로서 성모님의 모습을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보다 넓고 깊은 성모신심이 전개되어 나갔다.

 

 

 

 올해 2003년은 레지오 마리애 한국 설립50주년이 되는 금경축의 해이다

 

 

 

. 레지오 마리애는 50주년을 기념하여

 

과거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며 피정의 자세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깊은 피정안에서 그리고 돌아봄안에서 새로운 도약을 향한 희망을 가져본다.

 

 

한국 레지오 마리애는 급성장하여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성장의 원인은 바로 단원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효율적 조직운용

 

그리고 공의회 정신에 부합된 활동에 있다.

 

 

특히 한국 레지오는

 

 죽은 이들에게 대한

 

상가 봉사와 연도기도를 꾸준히 전통적 활동으로 지속하여

 

커다란 선교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 레지오 마리애에 대한 비판의 소리 또한 적지 않다.

 

 

 양적으로 비대해지면서 야기되는 비효율과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무엇보다 지금은 선교나 활동의 횟수나 규모의 확장보다

 

단원들의 정체성과 영성에 더 큰 투자를 해야한다고 본다.

 

 

사실 한국 레지오가 설립된 50년대 당시

 

 타 단체의 선교방식과 원조형태는

 

물질적인 밀가루나 분유등을 나누어 주는 것이었으나

 

 

한국 레지오는

 

기도와 삶의 모범

 

그리고 노동을 통한 봉사로 꾸준히 영성을 성장시켰다.

 

 

 

 레지오의 목적은 개인의 성화에 있다

 

 

남을 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화가 우선이다.

 

 

이점을 간과할 때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결론적으로 짧게나마 한국 교회안에서의 성모신심에 대해 알아보았다.

 

 

 

 아쉬운 점은 성모신심에 대한

 

한국 상황에서의 연구활동이나 평가,서적들이 너무나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짧은 한국의 교회역사안에서

 

특히 박해와 6.25상황이라는 어려운 시기마다 오히려 믿음을 증거하고

 

교회를 재건하게 하는 성모신심은 전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다.

 

 

 

이에 대한 연구와 관심을 촉구한다.

 

 

 

 

 성모신심은

 

 

 단순히 묵주안에 서려있는 열심한 한국 신자들의 개인적 신심이 아닌

 

 

우리 교회를 떠받친 기둥인것이다.

 

 

 

 

2003년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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