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 권태원 가을에는 한 사람을 사랑하지 말고 들길을 걷다 마주치는 누구라도 사랑하여라 한 송이 국화꽃으로 피어나거나 돌각담 사이로 가을비로 흘러내리거나 가을에는 누구라도 그리워진다 한평생 나무 한 그루 심지 않은 사람도 가을에는 오늘의 삶을 생각하기 보다 솔바람 소리 그치면 내일은 착하게 살아갈 것이다 아무리 운명이 그대를 버릴지라도 가을에는 비가 와도 마음은 젖지 않는다 한 평생 사랑 한 번 못해 본 사람도 인생의 햇살이 따뜻해 질 때까지 가을에는 누구라도 사랑하게 되리라 가을에는 누구라도 편지를 쓰게 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