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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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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모처럼 서울에 사는 처가 가족들이 다 모여 단란하게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토요일 저녁에 인근 홍천성당의 미사 시간을 확인하려고 하니, 마리아가 이곳 콘도에도 아침 8시에 미사가 있다고 해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다음날 시간에 맞춰 미사가 집전되는 콘도 세미나실을 찾아가는데, 옆 세미나실에서는 개신교 예배가 같은 시간에 열리는 듯했다. 흠짓 스치며 봤더니 넓은 회의실에 50여명 정도의 신도가 듬성듬성 앉아 있고 앞에는 목사님이 서 있었다.
그런가보다하고 생각없이 코너를 돌아 우리 임시 성전에 들어서는데, 이게 웬일...
시간에 늦지도 않았는데 성전에는 이미 신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가까스로 맨 앞 옆으로 놓인 의자에 겨우 앉아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 그야말로 성전이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200명은 족히 되는 듯 싶었다. 순간 "우리 천주교 대단하다."하며 같이 휴가 온 동서들이 전에 하던 재밌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성철 스님의 열반시 불교 신자가 100만 명이 늘었고, 과거 정부에서 학력위조 관련의 스캔들 때는 다시 100만 명이 줄었는데, 다시 법정 스님의 열반으로 다시 100만 명이 다시 늘거다"라는 말에 실소를 햬는데, 그 당시 통계로(믿거나 말거나) 불교는 전국민의 23%, 개신교는 20%, 천주교는 18%라는 말이 나에게는 꽤 고무적으로 들렸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이 선교와 장기 기증에 기여를 했으리라 생각해온 터지만, 이른 아침의 이 날의 모습은 나에게 의외였다.
인근 양덕원 최종현(미카엘)주임신부님의 집전으로 거행된 미사는 평소 서로가 잘 아는 신자들이 모인 것 처럼 화기애애했다. 강론 전, 신부님께서 서울교구를 시작으로 인천,수원...대구,광주,원주,춘천등 전국 모든 교구에서 모인 신자들을 일으켜 소개하고 박수로 환영했다. 부산, 제주교구 두 곳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전국에서 모인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는 전국구 성당이었다. 그러던 중 또 이게 웬일...엘리사벳과 크리스티나가 성전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조금전만 해도 못 일어난다는 애들이 늦었지만 나타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하느님 감사합니다. 미사가 끝나고 홍천 성당 안나의 집에서 봉사하는 교우들이 가져온 젖갈, 해산물은 순식간에 그 많던 것이 동이 났다. 우리 애들이 "골수분자들이 참 많이 늘었네!"라는 말을 들으며, 마치 가족 미사처럼 같이 온 많은 어린 예수들에게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