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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은 / 조임생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가슴 언저리
잘 익은 꽃씨들을 뿌려주는 일이다

빛깔과 향기를 조용히 떠올리며
내 안에 잠든 꽃씨를
하나씩 둘씩 채우는 일이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말은
내 목숨의 불씨를 내게서 네게로
아낌없이 값없이 넘겨주는 일이다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말은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을 키우는 일
지구 반대편에서
달이 조금씩 기우는 일이다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온통 우리들을 흔들고 물들이는
사랑한다는 그 말

먼 훗날에도
성큼 성큼 낡은 기억의 책갈피를 걸어와
가슴 흥건히 적시고 돌아갈

아 아
우리 서로 사랑한다는 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