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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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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일 화요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겸손하게 섬겨라라는 소제목이 달린 오늘 복음은(루카 17.7-10 참조) 조금

모질게 들립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당신 백성의 관계를 주인과 종의

관계에 비유하십니다. 종은 모름지기 주인의 호의를 기대하기보다는 철저

히 종으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 비유는 나는 너

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

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요한 15.15)라고 하신 예수님의 또 다

른 말씀과는 대조를 이룹니다. 왜 일까요? 이는 예수님께서 당시 널리 퍼져

있던 잘못된 전제를 바로잡으시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 전제의 오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논리가 옳게 전개되지만 엉뚱한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경우에 자세히 살펴보면 기본 전제가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율법 교사들과 바리사이들만이 아니라 그들에게 영향을 받았던

이스라엘 백성은 인과응보 사상에 깊이 젖어 있었습니다. 율법을 잘 지켜

서 하느님께 그에 맞는 보상을 받겠다는 것이지요. 크게 나무랄 만한 태도

는 아닐 수 있지만,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은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크나큰 호의에 바탕을 둔 계약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어릴 적 세뱃돈을 많이 받아 어머니께 맡긴 적이 있습니다. 며칠 뒤 그

에게 돈을 달라고 하였더니 다 쓰고 없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울며 따졌더니 어머니는 그래, 그러면 그동안 내가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준 거 다 내놔!” 하셨습니다. 어린 저에게만 어머니가 그동안 키워

주신 은혜가 더 큰 것을 알기에 눈물은 닦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

이라 하신 것에 섭섭해하기보다는 먼저 나에게 부어진 하느님의 은혜와 사

랑이 얼마나 큰지 돌아보면 어떨까요?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