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연중 제21주간 토요일
오늘 복음은 ‘약은 집사의 비유’에 대하여 예수님께서 덧붙이신 설명입니
다.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
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루카 16.9)라고
하십니다. “불의한 재물”이란 무엇일까요? 내 것이 아닌데 마치 내 것처럼
쓰는 재물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제 동찬 신부 하나가 오래전에 이런 묵상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
에게는 하느님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 단지 돌려드릴 것이 있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께 선물로 받든 것이기 때문입니
다.” 나에게 주어진 것을 내가 이룬 것이라 착각하고 내 마음대로 쓰는 것
을 ‘불의한 재물’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아주 작은 일”(16.10), 곧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16.11).라고
물으십니다. 영원하고 충만한 생명, 새 세상을 맡는 일에 견주어 보면 세상
의 재물을 쓰고 관리하는 일은 사소하다는 것이지요
끝으로 예수님의 단호한 말씀이 주어집니다.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
길 수 없다. ……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16.13). 그러나
재물이 그 자체로 죄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재물은 선도 악도 아닙니
다. 나와 세상의 구원에 도움이 되는 만큼, 사랑하며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만큼 쓰면 되는 것이지요. 다만 그 재물을 하느님 자리에 두는 나의 무지
가, 또 그것으로 내 뱃속만을 채우려 하는 나의 욕심이 참으로 문제라 하겠
습니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라는 말은 다시 말하면 하느님이냐 나 자신
이냐?’일 것입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