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우리의 역할그리스도인의 근본 사명은 세상에 하느님을 선포하고 증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된 하느님의 참모습과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계획을 세상에 알리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현세 질서 안에 복음의 정신이 스며들게 하여, 우리 사회와 문화를 새롭게 하는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사실 인간 발전은 복음에 의하지 않고서는 결코 완전하게 실현될 수 없습니다. 복음은 인간에게 그 참된 존엄성을 깨우치고 구원의 소명을 다시 확인하도록 하면서, 이 구원의 실현을 위해 사람들을 끊임없이 회개의 삶으로 초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사는 공동체들 곧 가정, 이웃, 일터, 시민 공동체안에서 복음의 정신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마치 누룩과도 같이 그 내부로부터 변화가 일어나도록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구원의 도구로서 이웃과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수행하면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향상시키는 임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의와 평화, 해방과 자유에 관한 문제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웃이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소홀히 하면서 오로지 영적인 것에만 몰두하거나, 반면에 정치ㆍ경제ㆍ사회적 활동에만 치중하면서 영적인 것을 도외시한다면 복음 정신에 맞지 않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입으로 선포하는 복음이 참되다는 것을 일상의 삶을 통해 증언할 때, 그리스도의 복음은 오늘을 사는 모든 이에게 ‘기쁜 소식’ 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